서정진, 발로 뛴 1년…"美보험시장 50% 확보"

입력 2024-04-15 18:04   수정 2024-04-16 00:40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해외 직접 판매(직판)망을 구축한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미국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의 계약으로 매출 확대 신호탄을 쐈고, SK바이오팜은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수익·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 직판
15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미국 직판망 가동이 이달로 1년째를 맞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같은 해 4월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베그젤마’를 출시하며 미국 직판을 시작했다.

자체 판매망을 구축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직판망을 통해 제품들이 미국 시장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베그젤마는 출시된 지 8개월 만에 발 빠른 영업 활동 등으로 미국 공·사보험 가입자의 35%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달에는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와 야심 차게 내놓은 신약 ‘짐펜트라’ 모두 미국 3대 PBM 중 한 곳과 처방집 등재계약을 맺는 성과를 냈다. 이번 등재로 두 제품 모두 미국 공·사보험 가입자 수의 50%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했다.

직판망을 깔지 않고 해외 유통사와 협력하면 통상 20~30%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직판망은 초기 관리비가 들더라도 유통하는 제품이 많아질수록 수익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에 머물며 현지 의료진에 직접 회사 제품의 강점을 설명하고, 판매 전략을 수립 중이다. 연말까지 의료진 7500명을 만나는 것이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직판망에 새로운 제품을 계속 늘려가며 의미 있는 매출 성과를 거두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3조4400억원이다.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SK바이오팜, 연간 흑자 전환 기대
SK바이오팜 역시 직판망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셀트리온이 2020년 유럽에서 먼저 판매망을 구축한 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 직판망을 깔았다면 SK바이오팜은 제품을 출시한 2020년부터 직판 체제를 가동했다. 직판 성과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에서 입증된다. 2021년 782억원, 2022년 1692억원, 2023년 2708억원으로 매년 급성장 중이다. 월별 처방 건수도 2021년 12월 1만1005건에서 지난해 12월 2만6059건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SK바이오팜도 회사 수장이 직접 판매망을 관리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2022년 12월 취임 후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 1년간 방문한 미국 도시만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 15곳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올해 SK바이오팜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바이오 해외 직판 확산 움직임
의약품 해외 직판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꿈’이다.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직접 영업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기반으로 영업력과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해 직판을 노리고 있고, 유한양행도 개발한 신약을 자체 글로벌 판매망에 싣는 것이 목표다.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VC부문 대표는 “신약을 개발해도 해외 판매망을 이용해야 한다면 결국 외국 회사 배만 불려주는 셈”이라며 “국내 회사들의 자체 판매망이 구축되고 거기에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의약품을 싣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차원의 ‘퀀텀점프’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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